미·중 무역 갈등 격화, 암호화폐 시장 ‘휘청’… 비트코인 1억 6천만 원선 위협

주말 동안 이어진 대규모 매도세 이후 암호화폐 시장의 조정 국면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또다시 상당한 매도 압력에 직면했으며, 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새로운 긴장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데 따른 것입니다.

시가총액 기준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화요일 오전에만 3% 가까이 하락하며 현재 약 1억 5,980만 원(약 111,5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더 큰 타격을 받아 6% 이상 급락하며 573만 원(4,000달러) 선이 붕괴되었습니다. 이로써 암호화폐 시세는 최근 며칠간의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무역 분쟁 격화, 투자 심리 급랭

이번 하락세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격화되는 미·중 무역 갈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 해운 부문에 대한 제재를 가하자,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의 조선업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들에 대한 거래 제한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양국 간의 갈등 심화는 분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며 투자 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습니다.

현재의 약세는 주말 동안의 대규모 청산 사태에 뒤이은 것입니다. 10월 10일 이후 레버리지를 이용한 암호화폐 포지션 약 27조 2,300억 원(190억 달러) 상당이 강제 청산되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은 대규모 자금 유출로도 확인됩니다. 단적으로 월요일 하루에만 투자자들은 미국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ETF에서 1조 830억 원(7억 5,600만 달러)을 순유출했습니다.

조정 국면에 진입한 시장

시장 분석가들은 현재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합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기업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은 이제 현물 및 파생상품 시장 모두에서 신중함, 선별적 위험 감수, 그리고 점진적인 신뢰 회복을 특징으로 하는 조정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업토버’ 랠리의 퇴색과 엇갈리는 전망

이러한 하락세는 불과 얼마 전의 강세장과는 대조적입니다. 10월은 전통적으로 상승장을 의미하는 ‘업토버(Uptober)’라는 별명에 걸맞게 비트코인 가격을 1억 8,000만 원(126,0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며, 지난 10월 6일에는 1억 8,090만 원(126,198.07달러)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컴패스 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2년 중 10번의 10월에 상승을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ETF로의 대규모 자금 유입(10월 초 약 1조 7,200억 원)과 계절적 강세가 겹치며 랠리를 이끌었습니다. (2025년 10월 13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 약 1억 6,580만 원)

전문가들의 엇갈리는 진단: 고점 도달 vs. 추가 상승 여력

낙관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제기합니다. 마켓워치(MarketWatch)의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과거 가격 주기는 저점에서 고점까지 평균 2년 11개월이 소요되는 명확한 패턴을 보여왔습니다. 이 패턴이 반복된다면 현재의 상승세는 곧 정점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K33 리서치의 연구 책임자인 베틀 룬데(Vetle Lunde)는 “비트코인이 2021년 FTX 붕괴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으며, 이제 일반적인 주기 막바지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단기 조정의 위험성이 커졌다고 경고했습니다.

반면, 강세론자들은 여전히 상당한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주장합니다.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의 디지털 자산 책임자 매튜 시겔(Matthew Sigel)은 비트코인이 2025년 말까지 현재 수준보다 약 45% 상승한 2억 5,800만 원(180,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2028년 다음 반감기까지 9억 2,300만 원(644,000달러)까지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예측은 비트코인이 전 세계 금 시가총액의 절반을 ‘디지털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흡수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합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BitMEX)의 공동 창립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이제 전통적인 4년 반감기 주기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글로벌 통화 정책이 비트코인 가격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속적인 완화 정책이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은 과열과 희망 사이에서 높은 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자산으로 남아있습니다. 채굴 비용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ETF 자금 유입 둔화 가능성 등 단기적인 악재가 상존하는 가운데, 현재의 급등세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일지, 아니면 정점을 찍은 것인지는 향후 몇 달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