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선 기반 데이터 전송, 위성 시대의 종말 예고
인터넷 연결 기술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알파벳(Alphabet)의 연구 조직인 X랩에서 개발된 ‘타아라(Taara)’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를 능가하는 속도를 자랑하는 차세대 통신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타아라는 저궤도(LEO) 위성에 의존하는 스타링크와 달리, 두 개의 소형 단말기 사이에서 강력한 빛의 신호를 발사해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 시스템은 정밀한 정렬을 유지하기 위해 예측 알고리즘과 이중 거울 구조를 활용해 빛의 경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빛처럼 빠른 전송 속도, 20Gbps 실현
타아라의 ‘라이트브리지(Lightbridge)’ 기술은 빛의 속도에 가까운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며, 이론상 최대 20Gbps의 양방향 통신 속도를 제공한다. 이 장비는 최대 20킬로미터 거리까지 안정적인 연결을 유지할 수 있으며, 40W의 낮은 전력 소비량으로 단 몇 시간 만에 설치가 가능하다.
별도의 지하 공사, 스펙트럼 사용 허가 또는 경로 허가 없이도 설치할 수 있어 도입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타아라는 99.99%의 신뢰도를 확보했다고 밝히며, 안정성과 효율성에서 기존 솔루션을 앞선다고 강조한다.
기상 변화에도 강한 하이브리드 구조
타아라의 아키텍처는 하이브리드 방식과 적응형 속도 조절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비, 안개, 맑은 날씨 등 다양한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기술은 지난 2025년 3월 중순에 공식 발표됐으며, 당시 CEO 마헤시 크리슈나스와미(Mahesh Krishnaswamy)는 Series X Capital로부터 투자 유치를 완료하고, 빛 기반 무선 광통신 기술의 상용화와 확장을 선언했다.
2026년, 손톱 크기의 칩으로 대중화 시동
타아라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대중화 전략에 돌입한다. 라이트브리지 기술을 손톱 크기의 칩 형태로 축소한 미니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칩은 적외선과 가시광선 사이의 전자기 스펙트럼을 이용하며, 기존 장비와 동일하게 최대 20킬로미터 거리에서 20Gbps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제는 대형 구조물 없이도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어 일반 가정이나 중소기업도 손쉽게 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로써 복잡한 인프라 없이도 빠른 설치와 운용이 가능해지며, 인터넷 환경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링크와의 차별점, ‘라스트 마일’ 집중 전략
스타링크를 포함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는 보통 오지나 외진 지역을 겨냥한 글로벌 서비스를 표방한다. 하지만 타아라는 전 세계를 연결하기보다는, 기존 인프라 구축이 어렵거나 비용이 과도하게 드는 지역, 즉 ‘라스트 마일(last-mile)’ 구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인프라 구축이 부담되는 소규모 지역사회, 행사 장소, 산업 단지 등에서 이상적인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광범위한 커버리지보다 실질적인 연결 성능과 효율성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타아라의 등장은 기존 인터넷 연결 방식에 대한 재정의를 예고하며, 통신 기술의 미래에 큰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